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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왜 해야 하는가?

GKN 직접 탄소배출량 10.5%감소
GKN 직접 탄소배출량 10.5%감소. 사진=GKN 홈페이지

[파이낸스데일리 정경춘기자] ESG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담당 실무자가 아니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ESG를 신입사원 채용절차에 비유하여 생각해 보자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절차를 거치는가? 입사지원서를 받고 입사지원서에 기재 된 학력, 자격 등을 회사에서 검증한다. 검증 방법은 1차로 졸업증명서, 자격증, 성적증명서, 토익시험성적서 등을 같이 제출 받는다.

서류심사에서 통과 되면 2차로 면접을 보고 회사에서는 필요한 사람을 선발한다.

입사지원자는 회사의 입사 지원자격(예: 해당 학과 4년제 대학졸업, 토익 700점이상)을 미리 확인 한 후 이에 맞게 해당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토익 시험 700점 이상을 미리 준비해야 입사 지원이 가능하다. 만약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서 영어시험 점수를 토익 대신 텝스 점수를 제출 하라고 하면 텝스 시험 준비를 해서 회사가 원하는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해외수출(특히 유럽) 비중이 큰 중소 기업에서는 원청사에서 ESG에 관한 요구 사항이 없더라도 ESG활동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내수 비중이 대부분인 회사여도 원청사에서 해외 수출을 하고 있다면 ESG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 ESG관련 내용을 요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분위기가 ESG를 해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면 당장 우리 회사에 닥친 일이 아니어도 해외 수출과 관련이 있는 기업은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자동차 관련 부품 중소기업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

현재, 자동차 관련 부품 중소기업은 Ecovadis, DS(Drive Sustainability) 점수를 원청사에서 요구 받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예를 들면 Ecovadis점수를 50점 이상 받아오라는 원청사의 요구가 있어 자체 인력으로 Ecovadis 평가를 받아 봤더니 30점, 40점을 받았다면 원청사와의 거래가 단절 되거나 일부 품목 납품에 제동이 걸리는 악재가 터질 수 있다. 그 원청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면 회사의 존망이 걸릴 수 도 있다.

ESG평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낮은 점수라도 받았다면 보완해서 점수를 올리면 되므로 희망은 있다. 그러나 뭘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른다면 정말 답이 없다. ESG를 단기간에 할 수는 없다. ESG활동을 한 데이터가 다년 간 축적 되어 있어야 한다. Ecovadis의 경우에는 정책은 8년 이내, 액션 및 결과는 2년 이내의 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제출 기준일 기준 3개월 이내의 자료는 인정되지 않는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첫 보고서는 정량적 성과, 정성적 성과 모두 3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해야 한다. 두 번째 보고서 부터는 정량적 성과는 3년간의 데이터를, 정성적 성과는 1년간의 데이터를 반영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ESG를 해야하는 이유와 유사한 사례

이와 같은 절차는 일상의 많은 일에서 비슷하게 일어난다.

이번엔 소개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주선자가 양측의 의견을 물어보고 사진, 학력, 직업 등을 상대방에게 내용을 전달 한다. 주선자가 결혼정보회사라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제공 할 수 도 있다.

그러면 소개팅 상대방은 그 내용을 주선자가 확인 한 것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을 만날지를 결정한다. 조건이 마음에 들면 소개팅 약속을 잡아 만난 후 내가 생각한 바와 실제 느낌이 맞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기서 주선자는 제 3자검증 회사, 사진, 학력, 직업 등은 ESG데이터 이다. 소개팅 당사자들은 평상시에 사진도 찍어두고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도 있어야 소개팅이 가능 해 진다. 찍어 둔 사진이 없다면 금방 해결이 가능하지만 학력이나 취직 등은 소개팅 주선이 들어 온 후 바로 해결 할 수 없는 일이다.

ESG도 기업의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확인 시켜주는 내용 중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재무제표는 소개팅 상대방의 사람의 재력을 확인시켜 주는 내용이라면 ESG는 인성, 철학 등 측정 할 수 없는 사항을 확인 시켜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과거에는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평가 했다. 매출이 얼마인지,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상장회사 인지 등등으로 말이다.

기업을 평가하는 최근의 트렌드

그러나 2004년 UN 코피아난 사무총장이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장 55명 에게 ESG를 자본시장에 통합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에 초청하는 편지를 발송하고 같은 해 ‘Who Cares Wins’보고서에 ESG를 증권, 자산관리 및 분석 분야에서 더 잘 통합하기 위한 금융 업계의 권고사항을 발간 하였다.

결국 2006년 UN 책임투자원칙(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이 글로벌 주요 연기금 기관들의 준수 서명 행사로 공식 출범 해 ESG가 급격하게 확산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적으로 ESG가 필요한 대표적인 예로 나이키가 해외 제조공장에서 아동 노동을 시켰다는 이슈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인해 나이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되자 비재무적인 내용도 감시하기 위해  ESG를 보고 받기 시작했다.

비재무적 내용을 보고 받아야 하는데 어떤 내용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기준을 세워야 하고 그 내용을 어떻게 채워야 하고 활동은 어떻게 하는지를 규정 해야 한다.

신입사원 뽑을 때 입사지원서를 받고 각종 증명 내용을 첨부하고 면접을 보는 방식처럼 말이다.

졸업증명서는 해당 학교의 총장 명의의 증명서, 영어시험 점수는 토익이나 텝스 시험점수를 제출한다.

지원자가 영어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회사는 그 사실을 영어시험점수로 밖에 판단 할 수 없다.

회사에서 ESG를 잘 한다고 해도 제 3자가 봤을 때 잘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명을 하는 방법 중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 해서 홈페이지에 게재 하는 방법 등으로 말이다.

그 회사에 입사지원하려는 사람은 그 내용을 보고 회사를 평가하게 되고 지원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그 회사에 자금을 투자 하려고 하는 투자자가 여러가지 검토 사항 중에 ESG 활동 내용을 보겠다면 작성해 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 하면 된다. 작성 해 놓은 보고서가 없으면 그 동안 누적되어 온 활동 성과를 투자자의 기준에 맞춰 작성하여 제출하면 된다.

중견기업 정도의 회사에서 재무적 정보는 당연시 하며 작성하여 외부 회계감사까지 받고 있기 때문에 멀지 않은 미래에는 재무적 정보처럼 비 재무적 정보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당연시 하며 작성하여 제 3자 검증까지 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ESG와 사업이 별개가 아니라 사업 이념에 ESG가 녹아드는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며 “단순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하기 보다 기업 가치에 ESG를 내재화 시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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