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스데일리 정경춘기자] 성수4지구에서 1.4조원규모의 재개발 사업자 결정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입찰 참여를 공식화 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롯데건설의 참여를 강력하게 예고하고 있다.
성수동, ‘부촌의 지도’를 새로 쓰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대한민국 부촌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공장 지대였던 이곳은 ‘트리마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하이엔드 주거 단지의 성공과 함께 성수전략정비구역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형 부촌으로 탈바꿈 중이다.
성수동의 핵심인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이하 성수4지구)가 시공사 선정 경쟁이 시작 되는 분위기다.
총 공사비 약 1조 4,000억 원, 지하 6층 지상 65층의 초고층, 전 세대 한강 조망권이라는 독보적인 상징성을 지닌 사업지를 두고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정면 충돌 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입찰에 참여하면 2022년 한남2구역 수주 전 이후 3년 만에 성사된 리매치인 셈이다.
‘써밋’ vs ‘르엘’, 자존심을 건 하이엔드 전쟁
양사는 이번 수주전에 자사의 최상위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Summit)’과 ‘르엘(LE EL)’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에서의 승리 기세를 몰아 성수동에서도 ‘대우가 만들면 다르다’는 인식을 각인시키려 한다.
세계적인 건축 설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수동의 수직적 미학을 극대화한 설계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월 9일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며 “세계에 하나뿐인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롯데건설에 있어서 이번 수주는 단순한 프로젝트 그 이상이다.
지난 3년간의 도시정비 수주 공백을 깨고 재무적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시공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층 아파트인 성수4지구에 최적화된 시공사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소조항인가, 프리미엄의 조건인가’ 논란의 입찰 지침
성수4지구 조합은 입찰 공고 단계에서부터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은 브랜드 가치 희석을 막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단독 입찰만을 허용했다.
규모가 큰 사업은 여러 건설사들이 공동 참여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성수4지구 조합은 철저하게 컨소시엄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분산할 수 없는 독배가 될 수 있지만, 조합원들에게는 단일 브랜드의 자부심을 주는 요소다.
입찰보증금은 입찰 나흘 전까지 500억 원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최근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유동성 확보가 만만치 않은 건설사들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 중 하나이다.
3.3㎡당 약 1,140만 원이라는 높은 공사비를 책정해서 향후 공사비 증액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책임 준공이라는 목표가 강력하다.
고비용 저리스크 전략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극단적인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이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공사비는 최초(2016년) 평당 415만원 수준이었으나 공사 중단과 재개 과정을 거쳐 2022년 평당 약 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재무 건전성, 수주전의 ‘보이지 않는 손’
시장은 롯데건설이 현금 동원 능력이 되는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롯데건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170%대까지 낮추며 수주를 위한 실질적인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대우건설 역시 중흥그룹 편입 이후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배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본입찰에서 발을 빼는 기류를 보이는 이유도 이처럼 높은 진입장벽과 양강 구도의 고착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6년 2월 9일 입찰 마감…3월 말 시공사 선정
성수4지구 수주전은 단순히 어느 건설사가 아파트를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기술력, 하이엔드 브랜드의 위상, 재무적 체력을 증명하는 전장이 될 것이다.
오는 2월 9일 입찰 후 3월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 결과에 따라 성수동 한강변 스카이라인의 형태가 결정된다.
승리하는 쪽은 향후 수도권 대어급 재건축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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